1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2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니라<창1:1-2>
오늘은 세 가지 점에서 우리 교회에 큰 의미가 있는 날입니다. 첫째, 감리교 창시자 존 웨슬리 목사님(John Wesley, 1705-1791)의 회심일입니다. 웨슬리 목사님은 23세에 영국 성공회 사제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영적인 지도자로서 결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 계기는 33세에 받은 따듯한 성령의 체험입니다. 이 회심이 진정한 감리교회의 뿌리가 됐습니다. 오늘이 바로 그 회심 284주년 기념주일입니다. 둘째, 우리 교회가 창립 41주년을 맞는 날입니다. 지금으로부터 41년 전 웨슬리회심기념주일에 우리 교회가 세워졌습니다. 셋째, 작년에 이어 우리 교회가 네 분의 장로님을 세우고 취임하는 예배를 드립니다. 교회는 그 지도자의 수준 이상일 수 없습니다. 좋은 평신도 지도자를 세우는 일이 곧 그 교회의 성패를 가릅니다. 애초부터 완전한 지도자는 없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함께하는 성도들의 지지와 격려를 통해 훌륭한 지도자로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가 깊은 날에 여러분과 함께 기독 정신의 가장 근본인 ‘창조신앙’에 대해 말씀을 나누고자 합니다.
때마침 우리 교회는 지난주부터 창세기 말씀묵상을 시작했습니다. 창세기 처음 두 구절이 바로 오늘 본문 말씀입니다. 교회 다니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읽은 구약 성경이 창세기이고, 신약은 마태복음이라고 합니다. 성경을 읽고자 하는 이들이 대부분 창세기와 마태복음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생긴 우스갯소리입니다. 창세기 읽기를 시작한 사람이라면 끝까지 다 독파하지 못했다 할지라도 처음 이 두 구절은 반드시 읽었을 것입니다. 이처럼 많이 친숙하게 읽으면서도 정작 그 뜻과 의미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 두 구절이 오늘 말씀입니다. 오늘 말씀은 아주 명징(明澄)하게 선포합니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창1:1) 창조신앙을 선포합니다! 이 창조신앙은 무엇입니까?
1. 기독 신앙의 가장 근본입니다.
기독신앙의 유일무이한 경전인 성경은 하나님께서 천지 온 만물을 창조하셨다는 가르침으로 시작합니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셨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고서는 다음 단계로 들어갈 수 없습니다. 마치 모든 성경의 문과 같은 가르침이 바로 창조신앙입니다. 성경은 하나님의 존재를 증명하는 일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하나님을 섬기는 신앙의 출처가 성경인데 하나님의 존재를 증명 혹은 변호하거나 상세한 자기소개로 시작하지 않습니다. 진정한 기독교 신앙인 되기를 원하는 이들이라면 깊게 주목해야 하는 점입니다. 직접적인 설명이나 과학적인 납득을 기대하며 창세기를 읽은 사람은 이내 실망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런저런 설명 없이 ‘창조’를 통해 자기를 드러내십니다. 하나님은 누구십니까? 바로 창조의 하나님입니다!
2. 무(無)에서 유(有)를 빚으시는 기적입니다.
쉽게 말해서, 이미 있는 것을 가지고 만든 게 아니고 전혀 아무것도 없는 데서 천지를
만드셨다는 겁니다. 없는 데서 있는 것을 만들어내는 분, 그분이 바로 창조주 하나님입니다! 그래서 이 하나님을 믿고 신뢰하는 신앙인은 가진 게 없어도 낙심하지 않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놀라운 일을 행하시는 분이 바로 하나님 아버지이기 때문입니다. 많이 가진 사람들보다, 제대로 갖춘 것 없고 가진 것은 별로 없지만 창조의 하나님을 섬기는 이들이 이뤄낸 일이 이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우리 교회만 하더라도 그렇지 않습니까? 없던 교회가 하나님의 은혜로 생겨난 것이니까요!
3. 점점 더 좋아지는 창조입니다.
태초에 천지를 창조하셨는데, 그 상태가 어땠습니까? 땅이 혼돈하고(formless), 공허하며(empty), 흑암(darkness)이 깊음 위에 있습니다. 전능하신 하나님, 완전하신 하나님께서 만드신 땅의 상태가 이러했다는 것은 충격적입니다. 그런데 생각하고 생각해보면 여기에 깊고 오묘한 뜻이 담겨있습니다. 없는 데서 결코 완전하다 할 수 없는 혼돈, 공허, 흑암이 가득 찬 땅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하루 이틀 시간이 지나며 하나님의 말씀이 이어지자 보시기에 좋은 것으로 바뀌기 시작합니다. 점점 더 나아지는 단계로 이어지는 것이 하나님의 창조의 특징입니다. 이 하나님께서 지금 이 땅과 우리를 빚고 계십니다. 우리는 점점 더 좋아질 것입니다! 우리 교회 역시 그렇습니다!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를 바라보십시오! 창조의 결과물인 우리가 살고 있는 땅이 점점 좋아진다 할지라도 우리의 결국은 이곳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나라입니다. 하나님의 나라가 어렵습니까? 간단합니다. 이 땅이 끝이 나면 누구나 다 한 번은 직면해야 하는 곳이 하나님의 나라입니다. 보십시오! 창조는 태초, 시작의 시작에 일어났습니다(in the beginning). 시작은 곧 끝을 전제합니다(in the end). 지금 우리는 이미 시작된 땅에 끝을 기다리며 살고 있습니다. 우리의 생명과 이 땅의 생명이 다하는 그날 딱 마주해야 할 곳이 바로 하나님의 나라입니다. 그곳에 가는 유일한 길이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이 땅에서 과도기를 지내면서 꼭 예수님을 주님으로 모셔 들이십시오. 그분과 함께 사십시오. 그분과 함께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로 들어갑시다. 절대로 심판을 맞는 곳 지옥에 가는 영혼이 단 한 사람도 없기를 강권하며 축복합니다. 아멘, 아멘,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