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자신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
2024년 가을을 맞으며 온 교회가 갈라디아서를 읽고 있습니다. 오늘 말씀은 갈라디아서 하면 떠오르는 대표 구절입니다. 서신 시작에서부터 오늘 말씀에 이르기까지 바울은 자신의 사도직과 전하는 메시지인 복음의 출처가 오직 하나님께 있음을 누누이 강조합니다. 더 나아가 자기가 이방인이 아니라 유대인이라는 점을 밝힙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바울은 모든 사람이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구원 받는다고 가르칩니다. 그런데 유대주의자들은 그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니 율법, 예를 들어, 할례를 받아야 한다고 가르치고 다녔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바울의 사도직을 부정했습니다. 이에 바울은 자신이 유대인임을 밝히면서 유대인으로서 유대인들이 하는 주장과 가르침을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겠지만, 복음의 문제만큼은 그럴 수 없다고 단언합니다. 사람이 의롭게 되는 것은 율법의 행위로 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만 되기 때문입니다(갈2:16). 율법으로 의롭다 함을 얻을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다고 힘주어 말합니다.
만약에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것 외에 어떤 것이든 조건을 더 붙인다면 그것은 다른 복음이지 진정한 복음이 아니라는 겁니다. 유대주의자들은 왜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 외에 율법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을까요? 믿음만 강조하면 행동과 행실, 즉 사회적 책임은 약화시키는 것 아니냐 하는 의구심 때문입니다. 말만 하고 실천은 없는 표리부동한 이들을 겪으면서 같은 고민을 한 적이 있습니다. 사실 스스로 마음과 말에 부합한 삶을 사는 게 너무나 어려웠습니다. 성품과 중심의 변화는 너무나 더뎠습니다. ‘이래가지고서야 어떻게 믿음으로 산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이건 위선자의 삶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수없이 탄식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정상적인 그리스도인의 삶이란 무엇입니까?
1. 율법에 대하여 죽는 것
율법과 상관없이 사는 것을 말합니다. 율법이 필요 없다는 말이 아닙니다. 초월하여 산다는 의미입니다. 법이 없어도 살 수 있을 정도로 성실한 사람을 ‘법 없어도 살 사람’이라고 말 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들이 그렇습니다. 율법은 유대인들의 법입니다. 규범이자 규칙입니다. 모든 사람에게는 문화권마다 다르긴 해도 생래적으로 도덕률을 지니고 있습니다. 구원은 그런 규칙 준수에서 오지 않습니다. 도덕률로 구원받을 수 있는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우리가 받아들인 복음은 아예 규칙과 상관없는 사람이 되게 합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 그분이 기준이 되기 때문입니다.
2. 내 안에 예수님이 사시는 것
어떻게 그리스도 예수가 기준이 될 수 있을까요? 어떻게 규범이나 규칙을 초월한 삶을 살 수 있을까요? 율법 없는 삶, 테두리와 굴레가 없는 삶…. 그러면서도 자유하게 거룩하게 신실하게 사는 삶이 가능할까요? 내가 살아서는 불가능합니다. 나는 죽었습니다. 율법, 규범, 규칙에 대해서 죽었습니다. 내 안에 내가 아니라 주님이 사십니다. 주인으로 사십니다! 나는 없고 오직 주님만이 계십니다. 그 삶을 바울은 ‘내 안에 예수님이 사시는 것’이라고 표현합니다. 정말 죽었나요? 아직도 내가 살아있나요? 내 기질, 내 성향, 내 과거 배경이 살아 있나요? 아직 그리스도인의 삶에서 멀고멉니다.
3.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
혹시 내가 죽고 내 안에 주님이 사시는 삶에 도전해보셨나요? 불안이 엄습하지 않던가요? 규범 없이 규범을 초월해서 사는 삶에 대한 불안이 찾아오지 않던가요? 그때 필요한 것이 내 안에서 나를 이끌어 가시는 예수님에 대한 믿음과 신뢰입니다. 내 안에 살아계시는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 나를 사랑하시고 나를 위해 자기 자신을 버리신 분! 나를 위해 기꺼이 저주가 되시는 분! 그분을 신뢰하고 사는 것입니다.
*천국복음은 신비입니다! 위의 모든 것은 천국을 전제할 때 의미가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세상방식으로 바라보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다스리시는 나라인 천국이 어찌 인간의 두뇌로 이해가 되겠습니까? 그러나 하나님의 은혜와 계시가 주어지면 깨달아집니다. 실재(實在)로 다가옵니다. 이 땅의 삶이 천국을 예비하며 사는 예행연습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율법에 대하여 죽었다!’ ‘내 안에 예수 그리스도가 사신다!’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산다!’ 이 모든 것이 이해가 됩니다. 모쪼록 주님과 함께 갈라디아서와 함께 하면서, 이 가을 천국복음의 계시가 열리기를 축복합니다. 아멘, 아멘,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