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주일예배
아브라함의 죽음
정병한 담임목사 | 창세기 25장 7~11절 | 2022-10-16
본문 | 창세기 25장 7~11절
7 아브라함의 향년이 백칠십오 세라
8 그의 나이가 높고 늙어서 기운이 다하여 죽어 자기 열조에게로 돌아가매
9 그의 아들들인 이삭과 이스마엘이 그를 마므레 앞 헷 족속 소할의 아들 에브론의 밭에 있는 막벨라 굴에 장사하였으니
10 이것은 아브라함이 헷 족속에게서 산 밭이라 아브라함과 그의 아내 사라가 거기 장사되니라
11 아브라함이 죽은 후에 하나님이 그의 아들 이삭에게 복을 주셨고 이삭은 브엘라해로이 근처에 거주하였더라
고대 로마에 독특한 풍습이 있었습니다. 원정에서 승리하고 개선하는 장군이 시가행진을 할 때 노예를 시켜 행렬 뒤에서 큰 소리로 외치게 했다고 합니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네가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 지금 한껏 승리와 환호에 취해 있지만 자신의 죽음을 기억하고 경거망동하지 말라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오늘 말씀은 아브라함의 죽음 이야기입니다. 아브라함은 자기가 받은 목숨대로 다 살고 아주 늙은 나이에 기운이 다하여서 숨을 거두고 세상을 떠났습니다(8절, 새번역). 누구나 다 이런 죽음을 소망합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평안한 죽음을 맞는 것은 아닙니다. 예배를 드리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전쟁과 재난의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시절입니다. 어떻게 하면 아브라함처럼 복된 죽음을 맞이할 수 있겠습니까? 오늘 말씀을 통해 그 길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1. 미리 준비한 죽음
아브라함이 뜻밖의 재난이나 사고를 당해 죽은 게 아니기 때문에 그의 죽음이 만족스럽고 흡족한 복된 죽음이라고 말하는 게 아닙니다. 아브라함은 다가오는 죽음을 부정하지 않았습니다. 망각한 채 살지도 않았습니다. 자신의 죽음이 다가오는 것을 명징하게 바라보았습니다. 그 손님이 도착하기 전에 자신의 삶을 직접 다 마무리하였습니다. 
① 재산을 이삭과 서자들에게 분배했습니다. 
② 살 곳을 배치해 주었습니다. 서자들을 동쪽으로 보내서 살게 했습니다. 안전거리를 두게 한 것입니다. 
③ 무덤을 준비해 놨습니다. 아내 사라의 장례를 치르면서 사 놓은 무덤 막벨라 굴에 묻혔습니다. 
죽음을 애써 지우며 살고 있지는 않습니까? 수많은 장례를 집례하면서 갈무리된 죽음보다는 황망하고 갑작스러운 죽음을 많이 보았습니다. 최근 세상을 떠난 모 교수는 미리 자신의 시신을 대학병원에 기증을 하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준비를 하시겠습니까?

2. 복이 되는 죽음
아브라함의 죽음은 두 가지 점에서 좋은 결과를 낳았습니다. 
첫째, 두 아들 이스마엘과 이삭이 화해를 했습니다. 
아브라함이 죽을 때 이스마엘은 95세였습니다(창16:3). 이삭은 75세입니다. 이 둘은 서로 사이가 좋지 않았습니다. 배다른 형제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이삭은 본처 사라의 소생입니다. 그 여주인 사라의 몸종 하갈의 아들이 이스마엘입니다. 아버지 아브라함과 사라는 하갈과 그의 아들 이스마엘에게 가혹했습니다. 결국 모자(母子)는 빈털터리로 쫓겨났습니다(창21:14). 그러니 이삭을 향해서 메울 수 없는 적대감정을 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창25:18, 현대인의성경 참고). 하지만 이 두 아들이 아무 조건 없이 아버지의 죽음 앞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잠시 동안이지만 아버지의 죽음이 두 아들을 묶는 역할을 한 것입니다. 이 화해는 야곱과 에서에게로 이어집니다(창35:29). 
둘째, 아브라함의 죽음이 이삭이 점점 더 잘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런 죽음이야말로 진정 복된 죽음이 아닐 수 없습니다. 

3. 영원한 집으로 가는 죽음
어린 아이들은 자주 이사를 하더라도 부모만 있으면 그곳을 집으로 여깁니다. 어린 아이들에게는 부모와 함께 있는 그곳이 진짜 집입니다. 좋은 곳에서 살아도 부모가 없으면 집과 같은 안정감을 얻지 못합니다. 아브라함이 열조에게로 돌아갔다고 말합니다. 이 표현은 두 가지를 의미합니다. 
① 삶은 지속된다. 죽음이란 단지 이 땅 삶의 끝일뿐입니다. 죽음을 건너면 또 다른 세계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삶은 중단되지 않고 이어집니다. 
② 본향으로 돌아간다. 조상들과 함께 묻힌다는 뜻이 아닙니다. 죽음 이후의 세계에서 지내는 조상들과의 재회를 뜻합니다. 아브라함의 죽음을 통해 땅에서는 아들들이 만나고 그 나라에서는 조상들과 연합이 일어났습니다. 당신은 돌아갈 곳, 영원한 집 본향이 있습니까?

“이 사람들은 다 믿음을 따라 죽었으며 약속을 받지 못하였으되 … 그들이 이같이 말하는 것은 자기들이 본향을 찾는 자임을 나타냄이라 … 그들이 나온 바 본향을 생각하였더라면 돌아갈 기회가 있었으려니와 그들이 이제는 더 나은 본향을 사모하니 곧 하늘에 있는 것이라”(히11:13-16)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이 집으로 가는 길입니다. 
아직도 수많은 사람들이 영원을 준비하지 않고, 일에 치이고 관계에 시달리며 하루하루 피곤에 지쳐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생은 곧 끝이 날 것입니다. 이 땅도 끝이 날 것입니다. 온 세상이 종말의 끝자락에 와 있습니다. 지금 무엇을 해야 합니까? 지금 여러분 모두 각자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길을 걷고 있습니다. 좌우 돌아보지 않고 전력질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그 길의 끝에 이르고 보니 막다른 길, 출구가 없는 길이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영원한 저주인 지옥에 떨어지는 낭떠러지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때 가서 아무리 후회해 봐야 소용이 없습니다. 천국이 가까이 왔습니다(마3:2, 4:17, 10:7). 그 나라에 들어가는 길은 오직 하나,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믿고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가장 큰 죽음의 준비요 영원을 위한 최선의 길입니다. 아멘, 아멘, 아멘!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요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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