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거기서 배 타고 안디옥에 이르니 이 곳은 두 사도가 이룬 그 일을 위하여 전에 하나님의 은혜에 부탁하던 곳이라
27그들이 이르러 교회를 모아 하나님이 함께 행하신 모든 일과 이방인들에게 믿음의 문을 여신 것을 보고하고
28제자들과 함께 오래 있으니라
오늘 본문은 바나바와 바울 일행이 제1차 전도 여행을 마치고 파송 교회로 돌아와 지내는 내용입니다(행13:1-14:28). 제1차 선교여행의 시종을 깊이 읽을 때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이 생각났습니다. 어느 날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고향과 부모, 친척을 떠나서 내가 지시할 땅으로 떠나라고 말씀하셨습니다(창12:1-3). 언제, 어디로 가야 할지 아브라함은 몰랐습니다. 하나님께서 미리 말씀하지 않으셨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을 그때그때 인도하셨습니다. 바나바와 바울 일행의 선교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내가 불러 시키는 일을 위하여 두 사람을 따로 세우라고만 하셨지 어디로 가야 한다는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으셨습니다(행13:1-3). 그런데도 그들의 행로는 거침이 없었습니다. 성령을 따라 떠났습니다(행13:4). 박해와 고난을 이정표 삼았습니다. 수리아 안디옥에서 구브로, 버가, 비시디아 안디옥, 이고니온, 루스드라, 더베를 종점으로 다시 되짚어 귀환하였습니다. 제1차 선교 여행이 거둔 성과는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1. 이방인들에게 전도의 문이 열렸습니다.
이방인 전도는 베드로가 고넬료 집을 방문했을 때 시작됐습니다(행10:1-48). 예루살렘 교회도 이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했습니다. “이방인에게도 생명 얻는 회개를 주셨다.”(행11:18) 그러나 도시와 나라로 확장된 것은 제1차 선교여행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바나바와 바울이 의도적으로 이방(지금으로 치면 튀르키예와 키프로스)으로 나아갔다는 점에서, 이는 체계적이고 본격적인 이방 선교의 시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이방인들에게 믿음의 문을 여셨다.”(행14:27) 이 사실을 안디옥교회에 보고하면서 그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 모든 일을 행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전도의 주체는 하나님이십니다.
2. 괄목할만한 영적 성장을 경험합니다.
두 사람을 따로 세우라고 하신 것이 여정의 시작이었는데 마치고 돌아왔을 때는 그들의 호칭이 ‘두 사도’로 바뀝니다. 이는 단순한 호칭의 변경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온갖 반대와 박해 속에서도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세우며 지도자를 세워 교회를 이끌도록 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영적 권위와 역량을 갖추게 되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하나님의 진리는 신비한 면이 있습니다. ‘떠나야 알게 되는 도이고 진리’입니다. 순종하고 난 뒤에야 비로소 영적 성장이 일어나고 하나님의 역사가 일어나는 것을 봐도 그것을 알 수 있습니다.
3. 사역의 주도권이 바나바에서 바울로 넘어갑니다.
사도행전 12장을 기준으로 베드로에서 바울로 주도권이 바뀐 것에 주목하는 이들은 많습니다. 그러나 제1차 선교 여행을 하는 중에 일어난 바나바에서 바울로 리더십이 바뀐 것은 주목을 끌지 못합니다. 안디옥교회에서 바울은 바나바의 동역자, 보조자였습니다. 선교여행을 떠날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나 구브로 바보(Babos)에서(행13:6–12) 마술사 엘루마와 능력대결을 펼쳐 총독 서기오 바울을 전도한 사건을 통해서 이름이 ‘바울’로 바뀝니다(행13:9). 선교팀의 호칭도 ‘바울과 그 일행’(행13:13)으로 변경됩니다. 바나바 중심이었던 팀이 바울 중심으로 바뀐 것입니다. 이러한 유연한 팀 운용이 많은 열매를 거둔 바탕이 되었습니다.
*안디옥 교회가 우리 교회와 성도들의 모델입니다. 안디옥의 현재 도시명은 튀르키예 남부에 위치한 안타키아입니다. 내륙 도시였습니다. 하지만 인근의 셀레우키아 항구 덕분에 사실상 바다와 연결된 국제 무역 항구도시 역할을 했습니다. 덕분에 외국 문물에 일찌감치 눈을 뜨게 되었고 상업, 군사, 문화가 교차하는 도시였습니다. 그곳에 세워진 안디옥교회는 지역만큼이나 진취적이었습니다. 공식적으로 기독교 역사상 최초의 선교팀을 파송하였을 뿐 아니라 지속적으로 선교 전진기지 역할을 하였습니다. 예루살렘교회를 돕는 일에도 열심을 내었습니다. 우리 교회가 이런 안디옥교회를 모델로 삼아 더욱 부흥 성장하는 교회가 되기를 간절히 축복합니다. 아멘, 아멘,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