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내가 주와 또는 선생이 되어 너희 발을 씻었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는 것이 옳으니라 15 내가 너희에게 행한 것 같이 너희도 행하게 하려 하여 본을 보였노라
서울 정동제일감리교회 옆에 배재학당 역사박물관이 있습니다. 감리교 선교사 아펜젤러가 세운 학교의 옛터입니다. ‘배재학당’이란 이름은 고종황제가 직접 지어준 이름인데, ‘인재를 기르는 집’이란 뜻입니다. 이 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쳤더니 출세하기를 원하는 학생들이 몰려와 공부를 하더랍니다. 이에 아펜젤러 선교사는 학교 교훈을 ‘크고자 하면 남을 섬기라’(마20:26)로 정했다고 합니다. 인재는 곧 남을 섬기는 자라는 가르침이 너무 훌륭합니다. 감리교에서 이런 학교를 세웠다는 사실이 자랑스럽습니다. 오늘 말씀은 예수님의 생애 마지막 한주의 목요일 행적 중 일부입니다. 제자들 사이에서 누가 큰지 논쟁이 벌어졌습니다(눅22:24). 이번 한 번뿐이 아닙니다. 전에도 있었던 반복된 다툼입니다(눅9:46). 이에 예수님께서 유월절 만찬 자리에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는 모범을 보이셨습니다. ‘내가 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주라’고 당부하셨습니다. 모든 그리스도인이 따라야 할 가르침이자 모든 그리스도인 가정에서 자녀교육의 중요한 지침으로 삼아야 할 말씀입니다. 오늘 2부예배는 우리교회에서 운영하는 향기나무어린이집 졸업예배로 드립니다. 이번 기회에 우리 온 교우들이 이 말씀을 자녀교육의 확실한 근거로 삼아야 하겠습니다. 우리 온양온천교회 성도들은 자녀들을 이렇게 교육합시다.
1. 하나님을 잘 섬기도록 길러야 합니다. ‘먼저 된 자로서 나중 되고 나중 된 자로서 먼저 된 자가 많다’는 말씀이 있습니다(마19:30). 이 말씀은 두 대상을 향한 경고입니다. 먼저는 영생에 관심이 많았지만 재물 때문에 믿지 못하고 주님을 떠난 부자 청년, 그리고 이 부자 청년을 보면서 놀라던 제자들입니다. ‘누가 구원받습니까?’ ‘우리는 어떻게 됩니까?’ 질문하는 제자들에게 영생을 약속하시면서도 언제든 순위는 바뀔 수 있으니 정신 차리고 믿음생활을 바로 하라고 가르치셨습니다. 세월이 흐를수록 하나님을 섬기는 신앙이야말로 인간의 가장 중요한 근본도리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무엇보다도 하나님을 잘 섬기도록 자녀손들을 인도합시다. 하나님을 섬기는 데 가장 큰 가치를 둡시다.
2. 부모님을 잘 섬기도록 훈육해야 합니다. 지난 주 향기나무 어린이집 아버지들과 저녁 식사를 함께 했습니다. 향기나무 어린이집 헌신예배에 큰 감동을 받아 아버지들을 격려하고 싶었습니다. 어느 아버지가 말했습니다. ‘따뜻하게 구운 고기를 먹고 싶었습니다.’ 아이들에게 고기를 구워 먹이다보니 늘 식은 고기를 먹어서 그렇다는 겁니다. 자녀를 향한 아버지의 애틋한 사랑을 느꼈습니다. 지난 주 3부예배에 부모를 공경하라는 말씀이 있었습니다. 말씀에 은혜를 받은 부모님이 4부예배에 그 말씀을 듣게 하려고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왔는데, 졸아서 마음 상했다는 말을 들으면서 웃었습니다. 가정에서 부모님을 잘 섬기고, 마음을 넓혀 친척들까지도 잘 섬기도록 가르쳐야 합니다. 의도적으로 가르쳐야 합니다. ‘누구든지 자기 친족 특히 자기 가족을 돌보지 아니하면 믿음을 배반한 자요 불신자보다 더 악한 자니라’(딤전5:8)
3.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기술을 가르쳐야 합니다. 혼자 하면 빨리 할 수 있습니다. 혼자 가면 빨리 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큰일을 하려면 함께 가야 합니다. 이질적인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법을 익혀야 합니다. 사람들과 함께 하지 않고 사는 법은 없습니다. 자꾸 외돌고 고립되며 중독에 빠지는 젊은이들이 늘어나는 것은 시대적 위기의 징조가 아닐 수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목적을 성취하는 관계 기술은 필수입니다. 기본이 다른 사람들을 자기처럼 배려하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과 협력할 줄 모르면 섬처럼 외톨이가 되고 맙니다.
* 부모가 앞서 주님과 함께 말씀과 함께 살아야 합니다. 귀여운 어린아이가 뒷짐을 지고 성큼성큼 비틀비틀 걷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우스꽝스럽기도 해서 주목해서 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그 아이에 앞서 어느 할아버지가 술에 취해 비척비척 걷고 있었습니다. 아이가 할아버지 흉내를 내며 따라 걷고 있었던 겁니다. 조금 있다 보니 젊은 엄마가 황급하게 아이의 손을 잡고 다른 곳으로 데리고 갔습니다. 친할아버지가 아닌 게 다행이었다고 할까요? 대부분의 부모는 자녀들에게 좋은 환경과 뛰어난 지식을 제공해주려고 애를 씁니다. 하지만 이것을 기억하십시오. 자녀들에게 중요한 건 부모의 재력이나 학벌이 아닙니다. 부모의 사랑과 돌봄, 그리고 믿음으로 사는 삶입니다. 열 번 백 번 반복하는 훈계의 말보다, 주님과 함께 말씀과 함께 살려는 부모의 몸부림치는 행동 하나가 훨씬 더 강력한 영향을 끼칩니다. 생각해보세요. 부모가 있는 그곳이 자녀들의 집이며 부모의 존재 자체가 우주 아닙니까? 부모가 흔들리지 않고 믿음의 길을 걸어가면 그대로 따라가는 것이 자녀들입니다. 부모가 흔들리지 않고 믿음의 길을 걸어가면 그 걸음이 바퀴자국처럼 남아 어린 자녀들이 따라가는 길이 될 것입니다. 부모는 하지 않으면서 자녀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향기나무 어린이집 졸업예배를 드리는 주일에 우리 온 교우들이 믿음 교육에 승리하시기를 간절히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