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릴레이
[9지역] 차현해 지역장
| 2019-03-29
묵 상 간 증
하나님을 알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성경말씀을 읽고 많은 설교 말씀들을 듣고 신앙서적을 읽으며 하나님을 알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목사님께서 성도들에게 묵상을 시작하게 하셨습니다. 순서가 특별했습니다. 말씀의 현장, 나의 반응, 아버지의 마음, 동행하기 로 하라고 하셨습니다. 일반적으로 말씀을 읽고 교훈을 찾아 적용하는 것에는 익숙해져 있었으나, 자신의 반응을 살피고 또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기록하는 것은 아주 낯선 방법이었습니다. 그래도 목사님께서 해보시고 좋은 것이라 성도들에게도 권하는 것이려니 하고 저도 적극적으로 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래도 쉽게 되지는 않았습니다. 묵상을 하려고 도서관에 성경책과 노트를 가지고 갔습니다. 묵상을 마치는데 3시간이나 걸렸습니다. 그날 묵상에서 특별히 인정받고 싶어하는 마음으로 반응된 나에게 하나님 당신 한 분 만으로 만족할 수 없냐는 질문과 함께 또 당신 안에 거하라는 아버지의 마음이었습니다. 만족스런운 묵상이었습니다. 그러나, 매일 그렇게 한 자리에서 3시간씩을 소요하며 할 수는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잘 하고 싶은 나의 의지 하고는 다르게 나의반응에서부터 막히는 날이 많았습니다. 도대체 마음으로도, 생각으로도 반응되지 않았습니다. 아버지의 마음에서는 내가 듣고 싶은 마음을 기록하는 것 같기도 하고 확신이 생기지 않아 그냥 넘기는 날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바로 교훈으로 가서 묵상을 마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새벽예배 때마다 제일 앞자리에서 목사님의 묵상말씀을 듣는 성도로서 묵상을 포기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었습니다. 매일 매일 다시 마음을 다잡고 묵상의 자리에 앉기를 시도하였습니다. 어느 날은 감사함으로, 어느 날은 억지로 하는 숙제하듯 하며 많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런 시간 속에서 나를 붙잡아주시고 인도해주시는 묵상의 은혜를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날은 사랑하기를 어려워하는 나의 반응과 함께 그 마음을 주님께 드렸더니 하나님께서 사랑의 마음을 회복시켜 주시고 사랑할 수 없었던 사람을 위한 중보기도를 부어주시기도 하고, 어떤 날은 부족한 내가 싫어 낙심해 있는 나를 그대로 받아주시고 기뻐하시는 아버지의 마음이 힘이 되어 일어날 수 있게 되기도 했습니다. 얼마 전에는 “내가 왜 꼭 이렇게까지 해야 돼” 하는 나에게 더 앞서서 섬기고 넘치도록 친절하길 원하시는 아버지의 마음을 받고, 억지로 “네 아버지 노력하겠습니다.” 하고 묵상을 마친 날이 있었습니다. 그날의 묵상은 숙제 하듯 하고 깊이 한 묵상도 아니었습니다. 아버지 마음도 하나님이시니 당연히 섬기라고 하시겠지 생각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몇 날이 지나 섬겨야 하는 그분과 우연히 삶을 나누게 되었습니다. 외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앞서서 섬길 것과 친절을 요구하시는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아버지 뜻에 순종할 것을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또 섬길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것에 감사하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묵상으로 인해 멀리 계신 하나님, 지적으로 아는 하나님에서 가까이 나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으로 아버지와의 관계가 편안해졌습니다. 순종 할 수 있는 힘이 생겼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 아버지는 나를 많이 사랑해 주시는 나의 좋으신 아버지임을 묵상과 함께 교제하며 더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말씀의 현장, 나의반응, 아버지의 마음, 동행하기’가 항상 잘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잘 되어야 한다는 부담감을 내려놓았습니다. 아기가 엄마의 말을 다 알아듣지 못하고 다 통하지 않아도 아기는 엄마와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안정감을 갖습니다. 아기와 엄마와의 관계처럼 말씀과 함께 있는 것만으로 힘이 되고 영혼에 안정감을 갖게 됩니다. 그것으로 묵상과 함께 하는 이유가 충분합니다.
제가 섬기는 성도들에게 묵상을 끊임없이 권하고 있습니다. 필요에 따라서는 함께 카톡방에서 묵상을 나누기도 합니다. 성도들과 함께 문제를 놓고 작정기도를 할 때도 묵상을 나누고 합심기도를 합니다. 저는 묵상으로 주님과 함께 동행 하는 삶이 더 깊어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리고 성도들에게도 묵상을 하도록 힘닿는 대로 도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