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의 현장
유월절 전 캄캄한 밤에 예수님은 제자들을 데리고 자주 가시는 동산에 가셨다. 어둠속이라도 자주 갔던 곳은 발이 알아서 간다. 어쩌면 예수님은 이 장소를 택하셨는지 모른다. 4월이라지만 밤공기는 차다. 그 공기를 가르고 불빛이 무리지어 들어오는 것이 보인다. 아니기를 바랬는데... 유다는 무리를 이끌고 이 캄캄한 밤에 예수님을 잡으러 왔다. 등과 햇불과 무기를 가지고 온 그들을 예수님은 누구를 찾느냐 묻는다. 먼저 아시고 그들에게 드러내시는 예수님의 눈에는 유다가 먼저 들어온다. 내 제자.. 3년 동안이나 나와 함께 동거동락했던 내 사랑하는 제자가 그들과 함께 있다. 캄캄한 밤이지만 그의 얼굴에는 미동도 없이 예수님을 바라보고 서있다. 잡으려는 그들 앞에 가로막는 베드로의 충성은 어쩌면 당연하다. 칼을 가진 베드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대제사장의 종의 귀를 베어버리고도 흥분을 가라앉히지 않는 베드로의 모습에 예수님은 칼을 칼집에 꽂으라 명하신다. 이것이 아버지께서 내게 주신 잔이니 내가 마셔야 당연함을 말씀하신다.
나의 반응
캄캄한 밤에는 식별하기조차 어렵지만 유독 예수님의 눈에 들어오는 자는 유다였다. 차가운 공기에 손을 잡아주고 싶었을 예수님의 그 마음이 내 안에 전해온다. 사랑한다면, 사랑했다면 이러지 말아야 할텐데... 수없이 유다속에 일어났을 그 물음을 예수님은 너무나 잘 알고 계셨다.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다면 좋았을 것이라 말씀하셨지만 그 자체의 유다를 사랑하신 예수님.. 오늘 그 제자를 눈앞에 두고 마지막을 준비하신다. 이젠 끝이구나. 내 안에 너를 마지막으로 볼 수 있는 시간이 지금이구나. 예수님의 마지막 말씀은 유다야 나도 너를 사랑하였다 이 말씀이었을 것이다. 왜 이리 마음이 아프지?? 왜 이리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다. 야속한 유다가 밉고, 그것을 바라보며 계시는 예수님이 애처롭다. 죄에서 놓임을 받지 못하고 있는 나를 보시면서도 그 사랑의 눈으로 바라보고 계셨을 예수님이 보인다. 끊임없이 나를 사랑하시는 그 사랑이 흐르고 있다. 이 사랑을 알고 받은 나는 그 사랑을, 눈물 나는 그 사랑을 전해주어야 한다. 주님..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둔 밤에도 나를 알아보시고 바라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도 그렇게 받은 사랑 전하는 자로 살겠습니다.
아버지의 마음
사랑하는 내딸 ~! 사랑이 마침표이다. 삶의 여정을 마치고 사랑하지 못함을 후회하지 않도록 지금이 그날이다. 나의 마음을 나누는 대로 흐르는 감격이 있다. 내가 그 길을 갔으며, 믿음의 선조들도 사랑의 길에서 아낌없이 생명을 나누어주었다. 사랑하는 딸아. 잘 전해주어라. 많이 사랑해주어라. 많다. 아주 많다. 내 사랑에 목말라 하는 자들이 기다리고 있단다.
주님과 동행하기
네 아버지 알겠습니다. 사랑이 없다고 나 자신을 타박했는데 아버지의 마음 주신대로 전해주겠습니다. 그 사랑에 어찌 감격이 없겠는지요?? 그 눈물에 어찌 맹숭맹숭하겠는지요?? 그저 받은 구원의 은혜와 사랑을 어둠속에 있는 자들에게 전해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인도하옵소서. 밝히 보여주시사 아버지의 마음을 풍성히 부어주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