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제자 중에서도 도마의 이야기는 유독 요한복음에서만 세 군데 나옵니다. 순서대로 살펴보다가 이 말씀들이 도마의 신앙 여정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오늘은 도마와 견주어 우리 자신의 신앙 여정도 돌아볼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말씀들을 소개합니다.
1. 우리도 주와 함께 죽으러 가자(요11:16).
이 대목을 새번역 성경은 다음과 같이 번역합니다. ‘그러자 디두모라고도 하는 도마가 동료 제자들에게 "우리도 그와 함께 죽으러 가자" 하고 말하였다.’(요11:16) 이 말씀은 예수님께서 죽은 나사로를 살리는 장면에서 나옵니다. 다른 제자들은 유대 나사로의 집에 가는 것을 꺼렸습니다. 유대인들이 몹시 거칠게 굴었기 때문입니다. 언제 돌을 맞을지 모르는 그곳에 왜 가시려고 하시는지 제자들이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도마는 달랐습니다! 죽을 때 죽더라도 주님과 함께 가자고 말했습니다. 제자답게 도마는 용감했습니다.
2. 그 길을 어찌 알겠사옵나이까(요14:5)?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예루살렘에 가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셨습니다. ‘고난 받으러 간다.’ ‘죽으러 간다.’ ‘다시 살아나기 위하여 간다.’ 이 예고를 공식적으로 세 번 이상 하셨습니다. 제자들에게는 죽는다는 말 외에는 잘 들리지 않았습니다. 죽음의 공포에 사로잡혀 떨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런 제자들에게 하나님 아버지의 집으로 영원한 거처를 예비하러 가는 것이니 나를 믿기만 하면 된다고 다독였습니다. 내가 가는 곳과 그곳으로 가는 길을 너희가 다 알고 있다고 격려했습니다. 이 말을 듣던 도마가 퉁명스럽게 말했습니다. ‘어디로 가시는지도 모르는데 가는 길을 어떻게 알겠습니까?’ 솔직하지만 매우 삐딱한 마음이 잘 드러나는 반응입니다.
3. 나는 믿지 않겠다(I will not believe it. 요20:25)
예수님의 처절한 고난 앞에서 제자들의 신앙은 극과 극으로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가룟 유다는 예수님을 팔았고 베드로는 부인했고 다른 제자들은 도망쳤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자들이 겪어야만 했던 실망감과 절망감과 공포는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그랬던 동료들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봤다고, 만났다고 알려줬습니다. 도마의 마음에 남은 트라우마는 쉽게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나는 내 눈으로 그의 손에 있는 못자국을 보고, 내 손가락을 그 못자국에 넣어보고, 또 내 손을 그의 옆구리에 넣어보지 않고서는 믿지 못하겠소!”(새번역) 혹, 여러분들에게도 이런 아픔이 있지 않습니까?
*예수님은 나의 주 나의 하나님입니다(You are my Lord and my God). 예수님을 전 삶을 바쳐 제자가 되기로 따라나섰을 때 도마는 믿음 충만했습니다. 예수님과 함께 하던 도마의 여정은 죽음 앞에서도 용감했습니다. 그런 그가 믿기를 완강하게 거부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믿음 좋았던 도마가 왜 이렇게 변했을까요? 그러나 이게 도마 이야기(Thomas' story)의 끝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도마 한 사람을 위하여 다시 찾아오셨습니다. 직접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도마의 불신앙, 얼어붙었던 마음은 이내 녹아내렸습니다. 어둠이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나의 주인, 나의 하나님이라고 고백했습니다. 이게 순도 100%의 진짜 신앙입니다. 예수님을 만났습니까? 여러분 한사람을 지목하시며 말씀하시는 주님의 음성을 들은 적이 있습니까? 지금 예수님께서 여러분을 한 사람 한 사람 찾아와 이 자리에서 바라보시며 말씀하십니다. ‘사랑하는 나의 아들아, 사랑하는 나의 딸아.’ 바로 지금 이 자리에서 그 음성을 들으십시오.
“귀 있는 자는 성령이 교회들에게 하시는 말씀을 들을지어다”(계2:7, 11, 17, 29, 3:6, 13, 22). 아멘, 아멘,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