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베소서는 로마 감옥에 갇힌 사도 바울이 에베소 교인들에게 쓴 편지입니다. 바울은 세상에서 소위 잘 나가던 사람입니다. 베냐민 지파 출신이요 당대 최고 지성인 가말리엘의 문하생이었으며 정통 보수 바리새인 중의 바리새인에 로마시민권까지 두루 갖춘 내세울 게 많은 사람입니다. 이 사람이 예수님을 만났습니다(행9:1-9). 그 후 모든 것을 배설물처럼 버렸습니다(빌3:7-9). 예수님을 전하는 직분(사도) 하나만을 생명처럼 귀하게 여겼습니다. ‘하나님의 뜻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 예수의 사도된 바울은’(1:1 행20:24). 이것이 그의 명예요 자랑이며 가장 우선적으로 내놓는 명함이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삶은 고난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를 지키는 일에 충성하는 성도들과 신실한 에베소 교인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편지를 썼습니다. 그 첫머리인 오늘 말씀에는 그가 소개하는 ‘신령한 복’이 나옵니다. 당신도 이 복을 받았습니까? 그 진정한 복이 무엇입니까?
1. 선택(選擇)받은 복입니다(4-5절)
성부 하나님 아버지께서 주시는 복입니다. “곧 창세 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택하사 우리로 사랑 안에서 그 앞에 거룩하고 흠이 없게 하시려고.”(4절) 사도 바울이 이전에 알지 못하다가 예수님을 믿은 후 깊이 깨달은 게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들 삼으시기로 택하셨는데, 그게 세상이 생기기도 전에 된 일이라는 것입니다. 바울은 다른 사람보다 더 악랄하게 교회를 핍박하던 자였습니다(딤전1:13, 빌3:4-9). 그런데 하나님께서 절대적인 주권으로 택하셔서 자녀 삼아 주셨습니다. 누구나 다 햇빛을 누립니다. 이런 일반적인 복을 넘어서 일방적인 사랑으로 믿을 마음과 믿는 마음을 주셔서 자녀 삼으시는 하나님을 알고 난 뒤 바울은 도저히 그 전처럼 살 수 없었습니다.
2. 구속(救贖)받은 복입니다(7-12절)
성자 그리스도 예수께서 주시는 복입니다.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그의 은혜의 풍성함을 따라 그의 피로 말미암아 구속, 곧 죄사함을 받았으니”(7절). 구속이라는 말이 어려워 보여도 의미는 간단합니다. 날 때부터 노예인 사람이 그 신분에서 벗어나는 길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죽든가, 아니면 다른 누가 합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풀어주든가, 둘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그 노예를 지극히 사랑해서 귀하게 여기는 이가 합당한 가격을 지불하고 산 뒤 풀어줄 때 이를 ‘구속 받았다’라고 합니다. 우리는 죄에서 태어나 죄인으로 살다가 죄인으로 죽어서 지옥에 갈 죄인이었습니다. 스스로 죄의 결박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께서 오셔서 우리를 죄에서 풀어주시기 위해 그 모든 죄를 뒤집어쓰시고 돌아가셨습니다. 십자가의 죽음입니다. 그 죽음으로 우리를 종 삼은 죗값을 치렀습니다. 감당하셨습니다. 담당하셨습니다. 너무 가치가 크고 커서 인간이 치를 수 없기에
선물로 주셨습니다. 예수 안에 들어가는 자들에게 말입니다. “값으로 산 것이 되었으니 … 너희는 값으로 사신 것이니 사람들의 종이 되지 말라”(고전6:20, 7:23). 죄와 사망의 노예, 즉 종노릇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3. 보증(保證)받은 복입니다(13-14절)
보증(保證)은 ‘어떤 사물이나 사람에 대해서 책임지고 틀림없음을 증명하는 것’을 말합니다. 성령께서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믿어 하나님의 자녀로서 변치 않는 소유로 삼으셨음을 다 볼 수 있도록 표시 나게 확증하는 행위가 곧 인치심입니다. 다른 말로 도장을 찍는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너는 두려워 말라. 내가 너를 구속하였고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나니 너는 내 것이라.”(사43:1). “성령으로 아니하고 누구든지 예수를 주시라 할 수 없느니라.”(고전12:3). “저가 또한 우리에게 인치시고 보증으로 성령을 우리 마음에 주셨느니라.”(고후1:22) 이런 사람은 몸은 죽여도 영혼은 죽일 수 없습니다. 몸은 죽어도 영혼이 살기 때문입니다. 무슨 일을 만나도 결코 두려워하지 않습니다(마10:28).
*찬송하며 갑시다 사도 바울은 에베소교인들에게 하나님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이 복을 주신 목적이 다름 아닌 ‘찬송’이라고 강조합니다. “그의 은혜의 영광을 찬송하게 하려는 것이라 … 그의 영광을 찬송하게 하려 하심이라.”(6, 14절). 그렇습니다! 그 사람이 진짜 복을 받은 그리스도인인가 아닌가를 알아보려면 그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를 들어보십시오. 늘 찬송이 흘러넘치면 진짜입니다. 저주와 원망과 불평이 넘치면 가짜입니다. 그리스도 안에 있는지 스스로 분별하십시오(고후13:5). 그리스도 안으로 들어가면 모든 것이 찬송으로 바뀝니다(1, 3, 4, 6, 7, 9, 10-13절). 우리 모두 하나님의 나라를 향하여 가는 순례자(pilgrim)이니 무슨 일을 만나든지 찬송하며 갑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