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지난 한 주 평안하셨습니까? 오늘은 사순절 넷째 주일입니다. 우리는 ‘세상을 바꾼 일주일’이라는 주제로 예수님의 마지막 한 주간의 행적을 함께 조금씩 나눠 깊이 읽으며 묵상하고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특별히 목요일 밤부터 금요일 아침까지, 예수님께서 체포되시고 결국 사형선고를 받으시는 장면을 살펴보았습니다. 오늘 본문 말씀은 예수님에 대한 최종 재판 결과가 어떠했는지 보여줍니다. 동서고금을 통틀어 가장 불의한 재판이요 판결이었습니다. 세 가지를 살펴보면서 사형언도를 받으신 이유를 말씀드리겠습니다. 

1. 하룻밤 사이에 받은 재판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일상적으로 낮에 일하고 밤에 쉽니다. 예수님께서 잡히신 날은 목요일 밤입니다. 잡힌 곳은 감람산입니다. 그 밤 내내 금요일 아침까지 대제사장의 저택과 총독 관저, 헤롯궁 사이를 오가며 재판을 받았습니다. 서두른 기색이 역력합니다. 속전속결로 처리했습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곧 시작되는 유월절에 모이는 사람들의 눈이 무서웠기 때문입니다(막14:1-2). 밤중에 전격적으로 해치운 재판입니다. 다른 것도 아니고 사형언도를 단 하룻밤 사이에 내린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세상에 이런 졸속 재판이 또 어디에 있겠습니까. 

2. 다섯 차례 받은 재판입니다.

  그 한밤중에 예수님께서 무려 다섯 번의 재판을 받았습니다. 재판장과 재판정이 달랐습니다. 가장 먼저 현직 대제사장인 안나스와 그의 장인이라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던 전직 대제사장 가야바에게 재판을 받았습니다. 이들은 예수님을 당시 총독 빌라도에게 넘겼습니다. 빌라도는 예수님에게서 죄를 찾지 못했습니다. ‘나는 이 사람에게서 죄를 찾을 수 없다.’ 말했습니다. 관할권을 구실로 빌라도가 헤롯왕에게 재판을 떠넘겼습니다. 네 번째 받은 재판입니다. 헤롯 역시 최종 판결을 회피하면서 온갖 조롱과 희롱을 한 후 다시 빌라도에게 보냈습니다. 마침내 마지막 다섯 번째, 사람들의 등살에 떠밀린 빌라도가 예수님에게 매질을 한 뒤 십자가에 못 박도록 내어주었습니다. 이곳저곳으로 끌려 다니고 밀려다니면서 단 하룻밤 사이에 다섯 번의 재판을 행했다는 것 자체가 공의롭지 못한 일임을 웅변합니다. 세상에 이런 법이 또 어디에 있습니까.

3. 군중들이 형량을 정한 재판입니다.

  재판장 빌라도의 예수님에 대한 재판 진행과정을 보면 참으로 어이없는 장면이 나옵니다(눅23:6-12). 재판장인 빌라도가 군중들에게 일일이 물어가면서 재판을 진행하는 장면입니다. 사면하는 관례는 군중의 뜻을 따라야 했지만 형량은 당연하게 판사 본인이 결정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의도와는 달리 군중들이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반복해서 외치자 굴복하고 맙니다. 그들의 뜻을 따라서 십자가형에 처하도록 내어줍니다.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런데 이런 일이 천하에 버젓이 일어났습니다. 세상에 이런 재판이 어디에 있습니까.

*왜 예수님께서 이런 재판을 받아야 했습니까? 지금까지 살펴본 것보다 더 기가 막힌 일이 있습니다! 죄 없는 예수님이 사형판결을 받았습니다. 죄목이 기가 막힙니다! 신성모독과 자칭 유대인의 왕이라고 해서 죽여야 한다는 겁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을 모독하지 않았습니다. 왕직을 거절하셨습니다(요6:15). 예수님은 이 세상에서 가장 깨끗한 삶을 사셨습니다. 그런데 바라바보다 더 못된 악인 취급을 받으시며 사형선고를 받으셨습니다. 이유는 오직 한 가지입니다. 그들과 같은 죄인인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기 위해서였습니다. 다 같이 고백합시다. ‘나는 죄인입니다. 내 죄를 용서하여주옵소서. 나를 받아주소서.’ 예수님 말씀하십니다. ‘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눅23:34) 아멘, 아멘,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