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는 내가 겪어본 적도 없고 이해하기도 힘든 극심한 고통을 가진 채 겟세마네에 올라가 기도를 시작하신다.
저자는 예수님의 기도를 3단계로 분류하여 설명한다. 1차 기도의 주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내 아버지여 만일 할 만하시거든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옵소서” 예수님은 자신의 바람을 혼자의 힘으로 할 수 없음과 하나님 아버지께서는 모든 것을 가능케 하시는 분이심을 고백한다. 하지만 하나님 아버지께서는 일관된 침묵으로 응답하셨다. 저자는 ‘하나님께서 예수님의 간구에 왜 응답하지 않으셨을까’라는 질문을 통해 성경에는 응답에 관한 언급은 없지만, “하나님은 예수님의 기도를 집중하여 듣고 계셨고 아버지 하나님은 불꽃같은 눈으로 예수의 몸부림에 대해 살피고 계셨다.”라고 말한다. 저자의 질문은 나의 마음속에도 한참 맴돌며 응답하시지 않은 이유를 고민하게 했다. 무지한 내가 도출한 답은 나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이었다.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서는 예수님의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하나님은 이를 이루시기 위해 예수님의 간구에 응답하지 않으셨지만, 예수님의 고통이 가득 찬 기도 앞에서 결코 귀를 막고 계시거나 눈을 돌리시지 않으셨다. 그리고 하나님의 계획을 알고 있는 예수님께서는 기도하기를 포기하지 않으셨다. 엎드려 기도하던 바위로 쓸쓸히 걸음을 옮기신 예수님은 2차 기도를 시작하신다.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 1차 기도의 주제였던 ‘나의 원’이 ‘하나님의 원’으로 바뀌었다. 예수님은 하나님으로부터 평안을 응답 받으셨다. 처음 겟세마네 동산에 올라가셔서 기도하시던 모습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자신이 겪어야 할 고통 앞에서 두려워하던 모습은 찾을 수 없다. 예수님은 그 힘을 어떻게 가질 수 있으셨을까.
첫 번째로 강력한 성령의 임재가 있었다. 예수님께서 기꺼이 십자가를 지심으로써 그 위에서 흘리신 피를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힘을 얻을 수 있게 하셨다는 것이다. 성령님의 도우심이 있었기에, 예수님의 끊임없는 기도가 있었기 때문에, 하나님의 인류 구원의 계획은 완성된 것이다.
두 번째로 하나님의 응답이 있었다. 인간의 육신을 입고 오셨던 예수님 혼자만의 능력으로는 십자가 사건의 성공적인 종지부를 찍을 수 없었다. 하나님과 성령님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그 결과 하나님께서는 예수님에게 평안을 허락하셨다.
기도는 분명한 응답을 전제로 하고 있다. 담임목사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기도한다는 의미는 이미 하나님께서 응답하시기로 작정했다는 뜻이다. 또한, 기도의 응답은 우리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하시는 것이다. 기도를 통한 하나님의 도움 없는 결단은 헛된 일이며 그러한 결단의 결과는 허무할 뿐이다. 하나님과 만남은 개인의 변화는 물론 공동체 안에서의 모두의 변화를 포함한다.
이처럼 하나님과 성령의 힘은 예수님을 힘과 능력의 주님으로 변화되도록 하였다. 그리고 예수님 안에서 그 힘과 능력이 나타나도록 하셨다. 주님이 주시는 평안은 힘과 능력이 있다. 그 평안이 내게도 있음을 믿는다. 주님이 주시는 평안은 고난과 역경 속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상황 속에도 담대함으로 나아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