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말씀의 현장
'언제부턴가, 어떤 무엇이 너희를 가로막게 했고, 그 어떤 행위로 인해 너희가 진리를 따르지 못하게 했던 거야. 그런 꾐은 너희들을 부르신 이에게서 나온 것이 아냐. 조그마한 누룩이 반죽 전체를 부풀게 하는 것처럼. 너희들을 교란시키는 그 어떤 사람도 누구를 막론하고 하나님의 심판을 받을 거란다. 얘들아, 내가 아직도 할례를 전한다면 왜 내가 그들에게 핍박을 받겠니? 만약 지금도 내가 율법을 고집하고 할례 받기를 강요한다면, 나는 십자가의 거리낌이나 죄책감은 없어졌을 텐데. 그리스도의 자유와 아버지의 유업을 받을 사람은 그를 믿는 나와 너희들이라는 것엔 한 치의 양보도 없단다. 만약, 할례를 가지고 너희들을 선동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들은 차라리 몸의 일부를 잘라낼 것이 아니라 그 뿌리를 움푹 파내는 것이 차라리 좋단다.‘
2. 나의 반응
바울의 애가 탄다. 그렇게 뜨겁고 순수했던 갈라디아 교인들 아닌가? 온전한 믿음으로 올바르게 설 줄 알았던 그들이 할례와 율법을 가지고 파고드는 거짓 교사들의 집요한 꼬임에 쉽게 무너지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나도 그랬다. 제대하고 여수에 정착한 항구는 늘 술과 여자와 향락이 가득한 동네였다. 오죽하면 이런 말이 파다한 동네였으니까. '순천에선 인물 자랑하지 말고, 벌교에선 주먹 자랑하지 말고, 여수에선 돈 자랑 하지 마라.'
흔들리던 그때에 나를 구제한 건 결혼이었다. 해병대 선배의 소개로 만난 그의 여동생인 지금의 아내는 3代가 하나님을 믿는 집안이었다. 그 후로 하나님은 언제나 나의 응급 구조사이셨는데, 어려울 때나 좌절할 때나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늘 나와 함께하셨다.
3. 아버지의 마음
사랑하는 아들 노욱아, 가끔은 흔들리는 너를 보면서 얼마나 애가 타던지. 그러나 힘든 시간들을 이겨내고 홀로 굳게 서가는 너를 바라보며 얼마나 기뻤는지 너는 아느냐? 그때도 나는 너를 내 눈 앞에서 한시도 떼지 않고 함께 했단다. 세월이 흘러서 이제는 힘든 기억이 아니라 고운 추억으로 간직되는 네 가슴속 갤러리는 여수 바닷가 덕충동의 교회를 내달리던 새벽기도회 그 길 아니더냐? 그러하다, 그러하다. 너를 키우고 성장케 한 것은 큰아이를 들쳐 메고 내달리던 새벽 기도하러 가던 그 길, 사십여 년 전 바닷가 그 길이었단다.
4. 주님과 동행하기
갈라디아 교인들의 흔들리는 모습을 보면서 오래 함께했던 얼굴들을 생각합니다. 이단의 꾐에 넘어갔던 순수했던 교우들은 지금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요? 좋으신 하나님, 오늘은 그들에게 다가가셔서 그들의 마음에 회개의 영을 보내주셔요. 얼마 남지 않은 이 땅에서의 삶이 그렇게 무의미하게 끝나지 않게 해주셔요. 옛날처럼 주일학교 아이들을 가르치고 성경을 암송하게 했던 기억들이 그 지체들의 가슴속에 새록새록 피어나게 해주셔요.
오늘은 화단에 장독대를 만들 계획입니다. 좋은 생각을 주시고 아름다운 지혜를 주셔서 많은 교우들이 함께하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을 허락해 주셔요. 감사드리며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